본문: 마태복음 13:10–17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할 때 많은 것을 구합니다.
건강을 위해 기도하고, 가족의 평안을 위해 기도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해결되기를 바라며, 막혀 있는 길이 열리기를 간구합니다.
때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셨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 비로소 복을 받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이미 받은 복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십니다.
“그러나 너희 눈은 봄으로, 너희 귀는 들음으로 복이 있도다.” (마 13:16)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가진 재산이나 그들의 성공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보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다는 사실을 복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같은 말씀을 들어도 모두가 깨닫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씨 뿌리는 비유를 말씀하신 후, 제자들은 예수님께 나아와 질문했습니다.
“어찌하여 그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시나이까?”
예수님께서는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제자들에게는 허락되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천국의 비밀은 사람들이 노력해서 찾아내야 하는 숨겨진 지식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내시는 하나님 나라의 진리입니다.
많은 사람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분의 기적을 보았고 놀라운 가르침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갔지만, 어떤 사람들은 오히려 그분을 거부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사야의 예언을 인용하시며 사람들이 보고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 모습을 설명하셨습니다.
문제는 그들에게 말씀을 들을 기회가 전혀 없었다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말씀을 들으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기대를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과 그 말씀 앞에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은 같지 않습니다.
깨닫는 것은 우리의 자랑이 아니라 은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그들에게는 아니되었나니.” (마 13:11)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허락되었다’는 말씀입니다.
제자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났기 때문에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이 아닙니다.
그들도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때로는 두려워했고, 때로는 믿음이 부족했으며, 예수님께서 걸어가시는 십자가의 길조차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부르셨고, 가르치셨으며, 끝까지 인도하셨습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의 말씀을 조금씩 알아간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랫동안 교회에 다녔기 때문도 아니고, 성경에 대한 지식이 많기 때문만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말씀과 성령을 통해 우리의 눈을 열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말씀을 깨달을수록 우리는 자신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겸손해져야 합니다.
아직 복음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해서도 우월감을 가질 수 없습니다. 우리 역시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다면 그리스도를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은혜를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하기보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오래 기다릴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약속이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놀라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많은 선지자와 의인이 너희가 보는 것들을 보고자 하여도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들을 듣고자 하여도 듣지 못하였느니라.” (마 13:17)
구약의 선지자들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구원을 기다렸습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후손을 통해 모든 민족이 복을 받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세우실 영원한 왕국에 관한 약속을 받았습니다. 이사야는 장차 오실 메시아와 고난받는 종에 대해 예언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약속의 성취를 자신의 눈으로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셨습니다.
제자들은 선지자들이 기다렸던 메시아와 함께 걸었습니다. 그분의 말씀을 들었고, 병든 자를 고치시며 죄인을 부르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랫동안 약속하신 구원의 역사가 그들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를 담당하시고 부활하심으로 구원의 길을 이루셨습니다.
우리는 당시 제자들처럼 예수님의 모습을 육신의 눈으로 직접 보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이미 이루어진 시대를 살아갑니다. 성경을 통해 그분의 말씀을 듣고, 성령의 역사로 그분을 믿으며, 하나님께서 이루신 구원의 약속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여기고 있는 놀라운 복입니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기도 속에서도
우리의 삶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기도했지만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기도하지만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면서도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알 수 없는 날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자신이 복을 받지 못했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가 복을 판단하는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제자들에게도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앞으로 박해를 경험할 것이고,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깊은 혼란을 겪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향해 복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보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아직 응답되지 않았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시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죄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구주를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분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우리의 아픔이나 현실적인 어려움을 작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어려움이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의 은혜를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받은 복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며
복음을 처음 듣는 사람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일은 때로 오랜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여러 번 말씀을 전해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함께 예배드리던 사람이 어느 날 교회를 떠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일이 우리의 능력에 달려 있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복음을 분명하게 전하고 사랑으로 섬길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열어 그리스도를 믿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말씀을 전하되 인내하며 기다리고, 사랑하되 결과를 우리의 뜻대로 만들어 내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자신이 이미 받은 은혜를 잊지 않아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이 허락되었다는 사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메시아가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
그분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
이것이 우리가 이미 받은 가장 큰 복입니다.
우리의 삶에 아직 채워지지 않은 것이 많더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는 결코 작은 복이 아닙니다.
오늘도 그 은혜를 기억하며 말씀 앞에 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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