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제자들을 보내시면서 그들이 걸어갈 길을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으셨습니다.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양에게 이리 가운데는 안전한 곳이 아닙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제자들이 실수로 그곳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 보내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어려움을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우리가 잘못된 길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걷는 길에서도 반대와 거절을 만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리 가운데 들어가는 양들에게 이리보다 강해지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
세상의 악을 분별할 지혜는 필요하지만, 그 악을 닮아서는 안 됩니다.
이리 가운데 들어가지만 양으로 남아야 합니다.
이어지는 말씀에서 박해는 더욱 구체적이 됩니다. 제자들은 공회에 넘겨지고, 회당에서 채찍질을 당하며, 총독들과 왕들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자리를 단지 고난의 자리라고 부르지 않으십니다.
그곳은 증언의 자리가 됩니다.
사람들은 복음을 막으려고 제자들을 끌고 가지만, 하나님은 바로 그 자리를 복음이 들려지는 자리로 사용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그때 무슨 말을 해야 합니까?”라고 두려워할 것을 아셨던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 아버지의 성령이 너희를 통하여 말씀하신다.”
이 말씀은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박해와 심문 가운데 복음을 증언해야 하는 순간, 복음의 운명이 우리의 말솜씨에 달려 있다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약속입니다.
보내시는 분은 그리스도이시고, 말씀하게 하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그러나 고난은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형제가 형제를 넘기고, 아버지가 자녀를 넘기며, 자녀가 부모를 대적할 수 있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미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여기서 견딘다는 것은 이를 악물고 자신의 힘으로 버틴다는 뜻이 아닙니다.
바로 앞에서 예수님은 이미 아버지의 성령께서 함께하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성도의 인내 뒤에는 그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말씀은 조금 뜻밖입니다.
“이 동네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다른 동네로 피하라.”
견디라고 하신 예수님께서 동시에 피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믿음은 무모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견딘다는 것은 반드시 같은 자리에 끝까지 남아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떠나야 할 때 떠나는 것도 지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한 동네를 떠나도 사명을 떠나지는 않습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도망가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른 동네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장소는 달라져도 사명은 계속됩니다.
그리고 그 모든 말씀 끝에 예수님은 이렇게 선언하십니다.
“인자가 오리라.”
이 말씀의 정확한 시간적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있지만, 본문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방향은 분명합니다.
제자들의 길의 마지막에는 박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말씀을 단순히 “어려워도 참고 견뎌라”는 교훈으로 읽을 수 없습니다.
우리를 이리 가운데 보내신 예수님 자신이 먼저 우리가 걸어갈 길을 걸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분도 거절당하셨습니다.
넘겨지셨습니다.
재판받으셨습니다.
채찍질당하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우리를 이리 가운데 보내시는 목자께서 먼저 어린양이 되어 적대하는 세상 한가운데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러나 십자가가 마지막은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믿음은 내가 얼마나 강하게 주님을 붙들 수 있는가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우리를 보내신 주님께서 우리보다 먼저 그 길을 걸으셨고, 성령으로 우리와 함께하시며, 끝까지 자기 백성을 붙드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리 가운데 있으면서도 이리가 될 필요가 없습니다.
양으로 남아도 됩니다.
지혜롭게 분별하고, 순결함을 잃지 않고, 필요하다면 다른 동네로 옮겨 가면서도 계속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끝까지 견디는 믿음”**의 모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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