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앞에 선 죄수, 그리고 한 문장의 대답
(창세기 41:14–16)
사람을 보내 요셉을 부르라는 왕의 명령이 내려진다.
요셉은 감옥에서 급히 나와 수염을 깎고 옷을 갈아입은 뒤,
왕 앞에 선다.
한 절 안에서 인생의 자리가 완전히 바뀐다.
그러나 성경은 이 장면을 감정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기적처럼 보이는 전환 속에서도,
요셉은 차분하게 왕 앞에 설 준비를 한다.
바로는 요셉에게 말한다.
“나는 꿈을 꾸었으나 해석할 자가 없다.
네가 꿈을 들으면 해석할 수 있다고 들었다.”
왕의 말은 기대와 권위를 동시에 담고 있다.
이 순간은 요셉에게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요셉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것은 제 능력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왕께 평안한 답을 주실 것입니다.”
요셉은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다.
억울함도, 그동안의 시간도 꺼내지 않는다.
이 자리에서 요셉은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려 하지 않고,
누가 말씀하시는지를 분명히 할 뿐이다.
이 고백은 요셉을 돋보이게 만들기 위한 말이 아니다.
왕 앞에서 하나님을 주어로 놓는,
아주 짧고 담담한 대답이다.
성경은 이 장면에서
요셉의 태도를 해석하지도,
보상과 연결시키지도 않는다.
그저 요셉이 이렇게 말했음을 기록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으로
조용히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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