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하의 저자, 시기와 기록연대, 그리고 특징

 열왕기하 공부

열왕기하의 저자, 시기와 기록연대, 그리고 특징

1. 저자 

열왕기는 약 400년 동안 왕들의 기록을 모아 편찬한 책으로, 저자가 여럿이다. 왕실에는 서기관과 왕들의 행적을 실록에 기록했고(왕상14:19, 29; 왕하 18:18), 때로 선지자들도 당대 사건들을 글로 남겼다(대상 29:29, 대하12:15). 이런 자료들이 후대에 전달되고, 최종적으로 편집자들의 손을 거쳐 열왕기가 나왔다. 한편, 탈무드는 열왕기의 저자로 예레미야를 지목한다. 예레미야는 유다의 멸명 전후에 활동한 선지자로서 이스라엘 전체 왕정사를 알고 이에 대한 신학적 평가를 내릴수 있는 자였다. 또한 그의 자작인 예레미야서가 증명하듯 그는 관련 자료들을 다루고 저술할 능력을 갖춘 자이기도 했다. 특히 열왕기와 예레미야서는 같은 내용으로 끝난다(여호야긴의 석방사건, 왕하25:27-30), 렘52:31-34). 이런 점들을 볼때 예레미야가 열왕기를 편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2. 시기와 기록 연대

        

        열왕기상은 솔로몬의 통치(주전970년) 즈음부터 북이스라엘 아합(주전 853년)까지 약 120년의 역사를 기술했고, 열왕기하는 이후 북이스라엘의 아하시야(주전 853년)부터 남유다의 멸망(주전 586년)까지 약 270년의 역사를 서술한다. 열왕기 전체의 저작과 편집 연대는 여호야긴의 석방 이후부터 포로귀환 이전 사이(주전 561-538년)로 추정된다. 연대상 맨 마지막 내용이 주전 561년 여호야긴의 석방 소식이므로, 적어도 이 사건 이후에 저작이 끝났음을 알수 있다. 반면 그 이후의 사건인 바벨론의 멸망과 페르시아의 발흥(주전 539년), 유다의 포로귀환(주전 538년)은 다루지 않으므로, 열왕기의 최종 편집은 포로 귀환 이전으로 추측된다. 

 

3. 특징

첫째, 열왕기하는 전반부인 열왕기상과 함께 한 권으로 묶인 책이다. 전통적으로 히브리어 성경은 두 책을 ‘왕들‘(히, 멜라킴)이라는 이름으로 한 권으로 소개한다. 또한 내용과 시간 면에서 열왕기상의 끝과 열왕기하의 처음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구체적으로 열왕기상의 끝에 소개된 북이스라엘 아하시야(22:51-53)의 통치는 열왕기하 1장에 계속되며, 열왕기상 17장부터 시작된 엘리야의 활동도 열왕기하 1-2장에 연결되어 나온다.

둘쩨, 열왕기는 사무엘서의 후속 기록으로, 이 두 묶음이 이스라엘의 전체 왕정 역사를 소개한다. 사무엘서는 사사 시대에서 왕정시대로 넘어가는 시기 및 이스라엘 왕정의 첫 두 왕인 사울과 다윗의 통치를 기록한다. 열왕기는 그 뒤를 이어 다윗의 죽음과 솔로몬의 등극, 그리고 분열왕국 이래 모든 남북 왕들을 연대순으로 다룬다. 이처럼 내용과 시간이 연결되므로 구약의 헬라어 번역본인 70인역과 라틴어 번역본인 불가타는 사무엘상하와 열왕기상하를 ‘왕국서(헬, 바실레이온) 1-4권’으로 명시했다. 한편, 역대기도 이스라엘의 왕정사를 서술하므로, 사무엘서와 열왕기를 읽을 때 관련 본문을 함께 읽을 필요가 있다.

셋째, 열왕기가 겨냥한 청중은 유대의 멸망후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과 그 후손이다. 남북 왕국의 역사 실록은 각 시대에 일어난 사건들을 보존하고 후대 왕과 자손들에게 물려주는 역할을 하는 반면, 열왕기는 우선적으로 왕들과 백성의 우상숭배와 죄악이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멸망의 원인이 되었고, 각 왕국의 멸망이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었음을 포로기의 백성에게 입증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므로 현대 독자가 열왕기를 읽을 때는 유배지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본문을 적절히 이해할수 있다. 

넷째, 열왕기에 수록된 사건들은 성경의 다른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실제로 일어난 일들이다. 따라서 분열왕국의 모든 왕이 빠짐없이 연대순으로 기록 되었고, 여러 사건에 구체적인 시간, 장소, 인물이 등장한다. 특히 각 왕의 등극 기록은 상대 왕의 재위 정보에 기초하여 각 왕의 즉위와 통치 햇수를 밝혀     역사성을 드러낸다. 또 열왕기의 모든 사건은 왕조 실록이나 선지자가 기록한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기록 되었다. 때로는 바벨론 등 이방 나라나 왕의 역사적 정보를 기술한 데서도 역사성이 증명된다(왕하 25:8). 성경 외에도, 앗수르나 바벨론의 여러 사료, 고고학 유물 등에 열왕기의 인물과 사건이 직간접적으로 언급되어(예, 쿠르크 석비, 메사 비문, 검은 오벨리스크등) 열왕기의  역사성을 입증해준다.

다섯째, 열왕기상과 열왕기하의  ‘분열왕국 왕들의 통치‘는 이야기체로 서술되면서, 그 안에 특정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 구조는 각 왕의 통치 도입부, 사건, 종결부로 이루어진다. 

여섯째, 열왕기하는 엘리사 선지자의 사역(2-9,13장)을 집중적으로 묘사한다. 그 외에 북이스라엘 왕 예후(9,10장), 남유다 왕 히스기야(18-20장)와 요시야(22,23장)의 기록이 다른 왕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다. 열왕기상 후반부를 차지한 엘리야(17-22장)와 열왕기하의 전반부를 차지한 엘리사의 사역 기록은 북왕국 왕들의 실질적인 통치의 부재를 암시하면서, 하나님이 선지자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의 영적, 경제적, 정치적 필요를 돌보심을 드러낸다. 

일곱째, 열왕기는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려는 신학적인 목적이 있다. 따라서 각 왕의 통치를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했거나 악을 행했다는 신앙적 평가로 요약한다. 또한 왕과 관련된 정치, 경제, 사회적 사건들 모두 영적, 도덕적 교훈을 내포한다. 왕만 아니라 백성에 대해서도 그들이 하나님께 순종했는지를 설명하고, 이를 사건을 통해 드러낸다. 이런 내용은 왕과 백성 위에 하나님이 계셔서 이스라엘과 온 세상을 통치하심을 보여준다. 또한 이스라엘의 멸망이 죄의 결과이며 하나님의 공정한 심판이었음을 입증한다. 이를 통해 열왕기의 원독자인 이스라엘 잭성은 그들의 죄를 인정하고 하나님께 다시 나아가도록 인도 받는다.

여덟째,  열왕기의 기초에는 언약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왕과 백성의 관계를 정립한 시내산 언약(출19장)을 통해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볼보고, 이스라엘이 그의 말씀에 순종해야 할 의무를 부각한다. 하나님과 다윗의 언약(삼하 7장)을 통해서 왕들의 순종 및 다윗 왕조에게 약속한 영원한 왕국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신실함을 기대하게 한다.

아홉째, 열왕기하는 구약 및 전체 성경의 일부로서 다른 성경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특히 내용상 역대기와 평행본문(같은 사건이나 유사한 내용을 담은 본문)을 이룬다. 또한 시대가 겹치는 이사야서, 호세야서, 예레미야서 등 선지서들과 연결되고 서로 보충한다. 하나님 말씀에 대한 순종과 불순종 및 이에 따른 결과를 기록한 신명기와도 관련이 있다. 엘리야나 엘리사의 사역은 신약의 예수님의 사역과도 유사서을 띤다. 따라서 열왕기를 읽을 때 관련된 다른 성경본문을 참고하면 더 적절하고 깊게 본문을 이해할 수 있다.